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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전기서 밝힌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TV"… 내년 하반기 출시
"야구 틀어봐" 말만 하면 척척, 거실 TV서 보던 영화 나갈 땐 아이폰·아이패드로
TV에 집안 모든 기기 연결… 방범·난방·쇼핑 다 통제하는 '아이홈' 시대 열릴 수도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생애 마지막 순간에 집중한 과제는 텔레비전이었다. 경제전문지 포천 인터넷판은 24일(현지시각) "애플이 이미 iTV 시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2012년 하반기에는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iTV는 어떤 모습일까. 잡스는 타계 전,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에게 'iTV(가칭)'에 대한 구상의 일단을 밝혔다. 스마트폰인 아이폰(iPhone)을 만들어 휴대전화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듯, iTV를 만들어 기존 TV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TV를 내놓겠다는 얘기였다. TV시장에도 애플의 '혁신 쓰나미'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 기술 총망라한 iTV

잡스가 밝힌 iTV에 대한 몇가지 단서가 있다. 잡스는 아이작슨에게 "정말 쓰기 쉬운 통합형 텔레비전을 만들겠다"며 "이 텔레비전은 아이폰(스마트폰)·아이패드(태블릿PC)·맥컴퓨터 등 모든 애플 기기와 연결되고 아이클라우드(iCloud·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쓸 수 있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말을 근거로 추정하면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찍은 동영상을 선으로 연결하지 않고 곧장 iTV에서 볼 수 있다. 모든 애플 제품이 무선인터넷(WiFi)을 통해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들 기기에 담긴 동영상·사진·음악 등 콘텐츠는 '아이클라우드 인터넷 서버'에 보관돼 서로 공유된다. 예컨대 거실에서 iTV로 영화를 보다가 집 밖으로 나가서 아이패드로 그 영화를 틀면 곧장 보던 지점 이후부터 이어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사실 이 기능은 현재 출시돼 있는 스마트TV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TV와 태블릿PC에 각각 응용프로그램을 깔고, 영화 파일을 인터넷 서버에 미리 올려놓아야 하는 등 사용하기가 매우 복잡하다. 스마트 TV용 리모컨만 보더라도 버튼이 많게는 100개가 넘는다. 이런 점 때문에 스마트TV는 아직 대중화가 되지 않고 있다.

잡스는 이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복잡한 리모컨을 붙잡고 끙끙댈 필요가 없다. 상상할 수 있는 한 가장 간단한 조작 방식을 쓰겠다. 마침내 이 문제를 해결했다(I finally cracked it)"고 장담했다. 국내 통신사의 고위 관계자는 "잡스의 그 말은 iTV를 엄청나게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간단한 조작 방식'과 관련한 단서도 있다. 바로 아이폰4S에 처음 적용된 음성인식 방식 인공지능 서비스인 '시리(Siri)'다. 아이폰 4S는 "내일 날씨가 어떨까?"라고 물으면, 기상정보를 알아서 검색해 스마트폰 화면과 음성으로 날씨를 알려준다. 이런 기능이 iTV에 적용돼 "야구 경기 틀어봐"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케이블TV·인터넷TV 등을 뒤져서 야구 경기를 틀어주게 된다는 것이다. 복잡한 리모컨 버튼을 외울 필요도, 채널 번호를 기억할 필요도 없어진다. 이것이야말로 잡스가 말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일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iTV가 애플의 집안 전체 통제를 우려하기도 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상규 음성언어정보 연구부장은 "iTV에 집안의 모든 기기를 연결한다는 것은 온가족의 정보가 iTV에 다 모인다는 의미"라며 "점진적으로는 방범·난방·쇼핑 등 집안일 전체를 애플이 통제하는 아이홈(iHome)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0/26/2011102600235.html